이임생 캄보디아 기술고문 부임, 홍명보 선임 논란의 끝은 책임 회피였나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실패의 구조적 책임자 중 한 명이 조용히 동남아시아로 떠났다.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캄보디아 프로구단 나가월드FC의 기술고문으로 새 직함을 달았다. 단 한 번의 공개 사과도, 책임 인정도 없이.
🔍 홍명보 선임 과정, 절차적 정당성은 어디에 있었나
이임생 전 이사는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실질적 설계자였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감독 선임 절차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그다. 당시 외국인 감독 후보들에게는 공식 프레젠테이션과 면접 절차가 적용된 반면, 홍명보 전 감독에게는 별도 장소에서 비공개 설득 방식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이후 외부에 알려졌다.
이 전 이사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내 지도자도 외국인 감독과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말이지만, 문제는 논리의 방향이 아니라 절차의 형평성이었다. 동등한 기회를 주장하면서 정작 선임 과정에서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 핵심 모순이었다.
결과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가 진행됐고, 국회 논의와 법원 판단 과정에서도 감독 선임 절차와 권한 문제는 반복적으로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실수가 아니라 협회 내부 의사결정 구조 자체의 불투명성을 드러낸 사안이었다.
📊 월드컵 성적이 증명한 것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유리한 조 편성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조 구성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분석이 대회 전부터 나왔다. 그럼에도 1승 2패라는 성적표는 냉정했다. 조별리그 탈락은 단순한 전술 실패가 아니라, 2년 가까이 이어진 감독 선임 논란과 팀 내 혼선이 그라운드 위에서 수치로 환산된 결과였다.
축구에서 감독 선임 방식은 팀 성과와 직결된다. 정당한 검증 절차 없이 선임된 감독이 선수단의 신뢰를 온전히 얻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홍명보 체제는 출범 초기부터 여론의 저항을 안고 출발했고, 팀 내 응집력 면에서도 이전 대표팀과 비교해 긍정적 평가가 많지 않았다.
🌏 책임지지 않는 구조, 해외로 이동하는 인물들
이임생 전 이사의 캄보디아행은 개인의 선택이다. 문제는 그 선택이 이루어진 맥락이다. 국내에서 수차례 외부 감사와 국회 논의의 대상이 됐던 인물이, 아무런 공식 입장 표명 없이 해외 구단의 고문직을 수락했다. 나가월드FC는 그를 "구단의 축구 철학과 기술적 방향성을 이끌 핵심 인물"로 소개했지만, 국내 팬들의 시선은 달랐다.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광이 SNS에 남긴 짧은 댓글이 빠르게 확산된 것은, 그 한 줄이 많은 이들의 정서를 정확히 건드렸기 때문이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성공 여부가 아니라 '책임의 형식'이었다. 잘못된 판단이었다면 그에 대한 인정이, 옳은 판단이었다면 그에 대한 방어가 있어야 했다. 침묵만이 남았다.
🧩 유사 구조의 반복, 한국 스포츠 행정의 패턴
이러한 패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 스포츠 행정에서는 대형 국제 대회 실패 이후 책임자가 명확한 귀책 없이 다음 자리로 이동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협회 내부에서의 책임 구조가 명확하지 않을수록, 개인은 조직의 실패를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대한축구협회가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2030년 혹은 2034년 월드컵을 앞두고 같은 논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감독 선임 기준의 공개, 전력강화위원회 독립성 강화,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한 기록과 공개가 최소한의 구조 개선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
이임생 전 이사의 캄보디아 행보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자체 점검 절차를 밟느냐다. 감사 결과가 외부에 얼마나 공개되는지, 새로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 개선이 실제로 적용되는지가 핵심 변수다. ✅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인물이 바뀌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이번 사태가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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